밥 한끼 같이 먹고 친구됐다는 자칭 중국통들




정규재TV show

Summary: 중국 최고 권력집단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시진핑과 리커창 외에 5명의 새멤버들이 확정됐다. 소위 5세대 지도부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나 한국인과의 친분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특별히 친한파 혹은 지한파로 구성됐다는 근거는 없다. 수교 20년 만에 다양한 인연을 맺을 시간도 적었을 것이다. 업무상 몇 차례 한국을 방문했거나, 투자 유치 등을 위해 한국 사람을 만났던 게 교류라 부를 만한 것의 대부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진핑 체제가 성립되면서 중국 새 지도부와의 다양한 인연을 자랑하는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의심스럽다. 오히려 권력 1위에 오른 시진핑의 부친인 시중쉰이 625전쟁에 총작전참모로 참전했고, 권력 3위인 장더장이 김일성대를 졸업했다는 점에서 북한과 인연이 더 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외교통상부 내에도 중국 전문가가 없다. 외교부 내에 일본과 미국통을 말하는 '재팬 스쿨' 혹은 '워싱턴 스쿨'은 있어도 '차이나 스쿨'은 예나 지금이나 없다. 작년 초 외교부 1차관 자리를 중국통으로 선발하려 했지만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는 식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개중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특정인이 장기간 중국관련 고위직에 앉아 인맥과 정보를 독점했다는 것이다. 그는 퇴임 당시에 무슨 이유에선지 중국 인맥이 수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부숴놓고 물러났고, 그래서 후임자가 애를 먹었다고 한다. 외교부 안에서는 유명한 일화다. 중국 유력인사와 밥 한 끼만 먹어도 엄청난 친분이 있는 것처럼 과장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중국 인맥이 워낙 박약하기 때문이다. 영유권문제로 중일 관계가 악화됐던 2010년 중일 총리가 ASEM 회의장 복도에서 20여분간 돌발 회담을 가진 적이 있다. 우연히 회담이 성사된 것 같지만 사실은 호소노 고시라는 중국통 정치인이 전날 베이징에 날아가 일곱 시간 동안 중국 고위층을 설득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한국에는 중국 고위층을 한밤중에 불쑥 찾아가 만날 수 있는 '호소노 고시'가 없다. 중국 사람들이 "펑요"라고 불러준다고 해서 진짜 친구가 된 것으로 착각하는 엉터리 중국통들뿐이다.